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 (Clostridium difficile infection) 및 대변 세균총 이식 (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권 태 근 

1.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이란? 

사람의 대장에는 사람의 세포 수보다 많은 수의 세균이 존재합니다. 이들 세균은 사람의 장내에 존재하면서 수많은 대사과정에 관여합니다. 사람의 장내에 있는 세균은 사람에게 이로운 역할을 하기도 하고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사람에게 이로운 역할을 하는 균을 유익균, 해가 되는 균을 유해균 이라고 하는데, 이들 미생물들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미생물 환경을 이루게 됩니다. 항생제는 인체 내에 박테리아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 생길 때 박테리아를 치료할 수 있는 항균물질입니다. 항생제는 폐렴, 요로감염, 수술부위 감염 등 감염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박테리아를 죽임으로써 감염성 질환을 치료하게 되는데, 유해균 뿐만 아니라 유익균까지도 죽게 됩니다. 이렇게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면 장내 미생물 환경에 불균형이 오게 되며 (dysbiosis), 이러한 불균형의 결과로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Clostridium difficile)이라는 유해균이 과다증식 하게 됩니다.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 (Clostridium difficile infection)이란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균의 과다 증식으로 설사를 일으키는 질환을 말합니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의 치료는 메트로니다졸, 반코마이신 등의 약제를 1-2주간 경구로 투여하는 것입니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은 재발이 흔한데, 재발 회수가 늘어날수록 기존의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고령화 등으로 인하여 난치성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의 유병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적절히 치료되지 않을 경우,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2. 대변 세균총 이식은 무엇인가요? 

대변 세균총 이식 (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이란 건강한 사람의 장내에 있는 미생물을 환자의 장내로 주입하여 주는 치료법 입니다. 건강한 성인의 대변을 채집하여 물과 일정 비율로 섞어서 용액 상태로 만든 후 내시경을 이용하여 환자의 장내로 주입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환자의 장내의 미생물 불균형 상태가 해소되면서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이 치료됩니다 (그림 1).  

그림 1. 대변 세균총 이식 전, 후 대장내시경 사진 

대변 세균총 이식은 재발성, 난치성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에서 90% 이상의 우수한 치료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변 세균총 이식은 대장내시경 또는 위내시경을 통해 이루어지며 시술시간은 5-10분 내외입니다. 시술 후 2-3일 이내로 설사가 호전됩니다. 부작용은 많지 않아 비교적 안전한 시술로 알려져 있으나, 국내에서 난치성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이 생기는 환자들의 대부분이 고령에 여러 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시술 전 대상 환자 선정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